영화 ‘더 원(The One)’은 평행세계 개념을 액션과 과학이 결합된 방식으로 풀어낸 독특한 SF 영화다. 제트 리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다중우주 속 각기 다른 자아가 존재하며, 그 에너지를 흡수함으로써 한 명의 존재가 절대적인 힘을 얻게 된다는 설정을 기반으로 한다. 이 글에서는 영화 더 원에서 제시된 평행세계 시스템의 핵심 특징 세 가지를 중심으로, 그 개념적 구조와 철학적 의미를 분석한다.
영화 더 원과 다중우주의 세계관
2001년 개봉한 영화 ‘더 원(The One)’은 제트 리가 주연을 맡아 다중우주라는 과학적 이론을 액션 영화의 틀 안에서 흥미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이 영화의 세계관은 ‘멀티버스(Multiverse)’, 즉 여러 개의 평행세계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이론에 기반하고 있다. 각 세계에는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동일 인물이 존재하며, 그들은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영화 속 설정에 따르면 총 125개의 우주가 존재하며, 각각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자기 자신’은 서로 연결된 에너지 구조를 지니고 있다. 주인공 가브리엘 유(제트 리 분)는 이 시스템을 파괴하고 ‘더 원’이 되기 위해, 자신과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존재들을 한 세계씩 찾아가 죽이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에너지는 살아남은 자아에게 흡수되어 그를 점점 더 강하게 만든다. 결국 한 명만 남으면, 그는 그 다중우주의 모든 힘을 얻게 되고, 절대적인 존재, 즉 ‘더 원’이 되는 것이다. 이 개념은 단순한 공상과학 설정을 넘어, 존재의 정체성, 권력의 집약, 그리고 윤리적 책임에 대한 문제까지 확장된다. 더 원은 기존의 시간여행이나 단일우주 기반 SF 영화와는 다르게, 물리학 이론 중 하나인 다세계 해석(多世界解釋, Many-worlds interpretation)을 응용하여 복수의 현실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개념을 근간으로 삼고 있다. 이 구조 속에서 영화는 인간 존재의 고유성, 선택의 무게, 그리고 강함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를 함께 다룬다. 본 글에서는 ‘더 원’ 속 평행세계 시스템의 세 가지 특징을 통해 영화가 전달하고자 했던 철학적 메시지와 과학적 기반을 조명하며, 이 개념이 어떻게 영화적 갈등을 만들어내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더 원의 평행세계 시스템 세 가지 핵심 특징
첫 번째 특징은 ‘에너지 분산과 통합 구조’다. 영화에서는 각각의 평행세계에 존재하는 동일 인물이 단일한 에너지 체계를 공유하고 있다고 가정한다. 즉, A라는 인물이 125개 세계에 존재한다면, 그들의 생명 에너지와 능력치는 전체적으로 분산되어 있다. 하지만 한 명이 죽으면, 그의 에너지는 자동으로 살아있는 동일 존재들에게 분배된다. 이는 다중우주 개체 간 에너지의 상호 작용을 가정한 설정으로, 존재 간의 연결성과 상호 의존성을 상징한다. 결과적으로 가브리엘 유는 다른 자신을 죽이면서 점점 더 강력해지고, 마침내 초월적 존재로 변모해간다. 두 번째 특징은 ‘멀티버스 내 물리 법칙의 상이성’이다. 각 평행세계는 동일한 시간대와 인물을 공유하되, 사회적 조건, 물리적 환경, 그리고 역사적 전개가 상이하다. 영화 속에서는 가브리엘 유와 그의 마지막 상대가 되는 또 다른 자신인 ‘게이브 로우’가 살아가는 현실이 완전히 다르다. 게이브는 경찰로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고, 가브리엘은 암살자이자 범죄자로 존재한다. 이 설정은 동일한 유전자가 환경에 따라 얼마나 다른 존재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인간의 본질은 유전자만으로 결정되지 않음을 은유한다. 세 번째 특징은 ‘다중우주 감시 기관의 존재’다. 영화에서는 ‘멀티버스 당국(MVA)’이라는 기관이 등장하며, 이들은 불법적인 우주 간 이동과 개입을 감시하고 규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은 다중우주 간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점차 그 기능이 약화되고, 주인공의 압도적인 힘 앞에 무기력해진다. 이 설정은 다중우주 질서 유지의 어려움과 동시에, 권력과 힘이 규제를 초월할 경우 발생하는 위험성을 보여준다. 즉, 법과 규칙이 인간의 탐욕과 충돌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영화적으로 경고한다. 이 세 가지 특징은 단순히 영화적 상상력을 넘어, 철학적으로 ‘존재란 무엇인가’, ‘강함이란 무엇인가’, ‘개별성과 전체성의 관계는 어떤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더 원은 단순히 물리적 싸움만을 다룬 영화가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담고 있는 SF 액션영화로 읽힌다.
존재의 의미를 되묻는 다중우주 이야기
영화 더 원은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다중우주라는 복잡한 세계관 속에서, 한 인간이 스스로의 존재를 극대화하려는 욕망을 따라가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윤리적, 철학적 갈등을 다룬다. 평행세계의 개념은 단지 설정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본질, 자유의지, 그리고 사회적 책임의 문제를 떠올리게 만든다. 가브리엘 유는 ‘더 원’이 되기 위해 수많은 자신을 죽였고, 그 결과 그는 누구보다 강력한 존재가 되었지만 동시에 누구보다 고립되고 외로운 존재가 되었다. 이는 곧 권력과 고립의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구조로, 결국 인간은 단지 강함만으로는 완전할 수 없음을 드러낸다. 반대로, 또 다른 자아인 게이브 로우는 겸손하고 평범한 삶을 택했지만, 결과적으로 더 큰 인간성을 보이며 대조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영화는 ‘당신이 존재하는 다른 모든 세계의 자신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전제를 통해, 인간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존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선택과 환경,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동적 개념이다. 더 원은 다중우주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으며, 동시에 물리학적 상상력을 철학적 질문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이 영화는 묻는다. "만약 당신이 모든 평행세계에서 가장 강한 존재가 된다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오늘날 기술과 힘이 중요시되는 사회 속에서, 진정한 인간성의 가치를 다시 되돌아보게 만든다.